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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게임중독아이와 김연아의 도파민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807
내용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게임중독이 치료 될까요? 이번에는 금연을 꼭 성공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진료실에서 듣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도 여러 가지의 중독들이 있고 특히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은 우리나라의 인터넷의 엄청난 증가 속도에 비례하여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지역인 울산도 청소년의 20%가 인터넷 중독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중독들의 원인을 생각해보기전에 다른 현상을 말씀드리고 싶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매번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달린다. 역도 챔피언 장미란은 쇳덩이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피겨여왕 김연아는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점프를 연습한다. 김연아는 이 다음에 자신의 아이에게는 피겨를 시키지 않겠다고 한다. 자신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고통을 참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실 중독과 스포츠에서의 두뇌 생리적 동기는 같은데, 바로 우리 두뇌의 보상補償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주인공은 도파민으로서 뇌에서 정보전달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은 사람에서 특히 많이 만들어져 고도의 정신기능과 창조기능을 하게 해준다. 도파민이 분비되었을 때 우리는 쾌감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도파민은 중독성이 있다.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이 아침담배가 맛있는 것은 연기속의 니코틴으로 인해 분비된 도파민이 밤새 굶주려있던 도파민 수용체들을 불붙였을 때의 쾌감 때문이다. 이것은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이 환상의 패를 잡아 돈을 땄을 때의 흥분되었던 뇌와 같다. 이 쾌감은 너무나 강렬하여 몸에 해로움을 알면서도 멈추기가 참으로 어렵다. 컴퓨터게임은 너무나 다양한 자극과 재미의 장치로 인해 도파민이 널뛰며 뇌가 흥분하는 것이 뇌파에도 나타난다. 이 재미에 중독된 뇌는 게임을 하여야만 그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게임에 중독될수록 이러한 자극이나 재미가 없는 공부나 일상생활에서는 두뇌가 너무나 무력한 상태로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중독은 부정적이고 병적인 개념인데 비하여 마라톤같은 어떤 한 분야에 몰두하는 것은 마니아라고 부른다. 보디빌딩마니아, 음악마니아, 청바지마니아, 마라톤마니아 등. 마니아와 중독은 두뇌의 도파민이 곧 그 감도가 떨어지므로 행복감을 다시 처음처럼 강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중독의 량과 시간이 늘어나고 마라토너는 하프코스에서 풀코스에 도전하게 된다.

중독과 마니아가 두뇌의 보상시스템은 같지만 아주 다르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하나는 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이고 하나는 자신을 더 가치 있게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차이는 또 하나 있다. 하나는 너무 접근하기에 쉽다는 것이고 하나는 너무 수고롭다는 것이다. 모든 중독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고 큰 노력 없이 쾌감을 느낄 수 있어 쉽다. 하지만 달려서 완주를 한 후에도파민이 전달해 주는 물결 치는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힘든 호흡과 근육의 고통을 몇 시간 참아야 한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수고로움은 그 감동이 클지라도 너무나 힘들 것이다. 그래서 장미란 의 땀방울은 아름답고 김연아를 우승에 이르게 한 그 인내를 알기에 그 눈물이 더욱 감동스러운 것이다. 그 과정이 힘들수록 그 성취감은 더욱 크고 우리의 뇌는 더욱 강력한 행복 도파민으로 보상한다.

아이의 게임중독을 걱정하는 부모님들께 한 가지 말씀을 드린다. 아이가 좀 더 의미 있는 중독에 빠지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중독은 그 과정이 수고롭고 힘들며 의미가 있어야 그 성취의 쾌감이 큰 것이기에. 일찍부터 노력을 하여 성취를 느껴 본 아이는 이 수고로움을 자처한다. 그 때의 행복감을 잊지 못하여서. 공부도 1등을 해본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노력한다.

작은 즐거움은 포기해야 한다. 만족지연능력은 큰 만족을 위하여 작은 만족은 포기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갖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어쩌면 이것은 많은 중독들에 노출되어 있는 모든 이들에게도 해당될 것 같다. 과정에서의 수고로움도 즐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 경상일보 '경상시론' 2009 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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