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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항우울제가 해피메이커의 역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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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331
내용

프로작이 가져온 문화적 충격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프로작은 세로토닌에만 집중적으로 작용하도록 기획하면서 과거의 항우울제들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었다. 삼환계 항우울제들이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아세틸콜린, 히스타민(histamine) 등의 다른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 영향을 주어 부작용이 생겼기 때문이다. 졸리고, 살이 찌고,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현저히 줄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프로작은 작용기전을 바탕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 흡수 억제제(selectiveserotoninereuptakeinhibitor; SSRI)’라는 약물군으로 분류하는 대표적 항우울제로, 이 약은 과거의 약들과 달리 불면, 두통, 성기능 장애, 소화불량 등의 특징적인 다른 부작용을 갖는다.

 

 

1988년 시판된 프로작(Prozac)은 대표적 항우울제가 되었다. <출처: www.lilly.com> 그리고 심발타(Cymbalta)는 2014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항우울제이다. <출처: www.lilly.com>

이후에 다른 제약회사에서 파록세틴(paroxetine), 서트랄린(sertraline), 시탈로프람(citalopram) 등을 개발하면서 경쟁하게 되지만, 프로작의 등장으로 인한 문화적 충격과 정신질환 치료의 혁명적 변화에 버금가는 사건은 아니었다. 프로작 이후 매년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항우울제를 별다른 거리낌 없이 복용하기 시작했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내 항우울제 매출은 무려 110억 달러였고, 처방건수는 2억 6,400만 건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약물 시장 3,200억 달러, 처방건수 40억 2천만 건과 비교해 볼 때 ‘아주 흔치 않은 이상한 사람만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작이 가져온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대단한 것이었다. 과거의 우울증 치료는 ‘자살할 만큼 심한 우울증’ 환자를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에 반해 1988년 프로작이 세상에 나온 다음부터는 질환수준의 증상을 갖고 일상생활에 분명한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항우울제 복용을 꺼리지 않게 되었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심리적 불편감을 없애고 싶은 사람들은 프로작을 찾았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약이 있다고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심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고 복용하는 약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항암제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토를 반복하더라도 암세포와 싸워서 이겨내기 위해 복용한다.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도 그렇다. 초기의 항우울제도 그러했다. 완치되지 않고 재발이 반복되고,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우울증과 싸워야 했고, 이로 인한 부작용과 후유증은 감내해야 할 필요조건일 뿐이었다. 그러나 프로작이 세상에 나온 후부터는 치료 반응성이나 효과만큼이나 부작용이 적고 복용이 간편하며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과거의 약들이 ‘라이프 세이버(lifesaver)’의 기능을 했다면 이때부터 치료란 것이나 약의 기능이 ‘해피 메이커(happymaker)’로 무게중심이 옮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거대한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다. 과거 제약회사들이 항암제, 강력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면, 프로작의 엄청난 성공에 따라 장기간 복용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감에 도움을 주는 약들에도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viagra)와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propecia)와 같은 약이다. 발기가 안된다고, 대머리가 된다고 생명에 지장은 없다. 그렇지만 사는 것은 썩 즐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심한 우울증, 암, 감염질환에 걸린 사람보다는 이와 같이 가벼운 우울증상이나 발기, 탈모 문제가 있는 사람의 수는 수 십배 많으니 그 혜택을 볼 대상은 엄청나게 확대되었다.

 


출처 : 네어버 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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